
아름은 침대에 옆으로 앉아 두 다리를 몸 아래로 접고, 곱슬머리를 빗질하는 붓질을 하나하나 세어 갔다. 오늘 밤만큼은 시커에게 완벽한 모습으로 보이고 싶었다. 참 우스운 생각이었다. 그녀의 모습이 꿈에 무슨 영향을 준단 말인가? …아니, 정말 아무 상관이 없는 걸까? 여기서 스스로를 더 아름답게 느끼면 꿈속에서도 더 아름다워지는 걸까? 아니면 꿈은 시커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여 주는 걸까? 오늘 밤 그에게 꼭 물어봐야겠다.
그녀는 침대에서 미끄러져 내려와 면 잠옷 아래로 드러난 맨발을 매끄러운 나무 바닥에 디뎠다. 살금살금 걸어가 촛불을 불어 껐다. 달빛이 방 안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거의 대낮처럼 밝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시커의 꿈속으로 들어가려 애써 보았다. 하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시커와 함께 보낸 날들을 떠올렸다. 그가 자신을 이끌어 준 모험. 그것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 궁전에서 같은 침실을 쓰게 될 것이다. 시커는 그녀의 위대한 마음이 되어 죽음의 그림자 골짜기를 안전하게 지나도록 이끌어 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빈말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그 모습을 그려 볼 수가 없었다. 결혼식 날을 떠올려 보려 했지만 끝내 선명해지지 않았다. 킨드가 책을 들고 서 있는 모습도 보였고, 시커도 보였다. 그런데 자신은 어디에 있었을까? 그녀의 마음을 뒤틀리게 만든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부모님.
아름은 벌떡 몸을 일으켰다. 행복에 취해 있는 동안 부모님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부모님은 가진 것 하나 없는 순례자에게 막내딸을 절대로 시집보내지 않으실 것이다. 상관없어요… 그녀는 속으로 애원했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저는 그를 사랑해요. 그도 저를 사랑해요. 그와 함께 도망치면 된다. 아니. 그럴 수는 없었다. 그건 불가능했다.
손가락의 반지가 달빛을 받아 고요한 방 안에서 찬란하게 빛났다. 그녀의 반지. 그것은 단순한 약속이 아니었다. 그녀의 맹세가 된 상징이었다. 그녀는 결코 이 반지를 빼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목에 걸린 또 다른 반지에 손을 가져갔다. 왕께서 주신 약속.
그래도 여전히 빈말뿐이었다. 그녀는 흐느꼈다. 잠은 오지 않았다. 시커에게 가야겠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줄 것이다. 그녀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런 모습을 그에게 보여 줄 수는 없었다.
아내.
그 말이 마음속에서 메아리쳤다.
남편.
그저 말일 뿐… 그렇지?
그녀는 그와 함께 걸을 것이다. 한 걸음도 빠짐없이. 비록 아내로는 아니더라도.
그가 이해해 줄까?
당신과 결혼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당신 곁에는 있을 수 있어요.
그녀는 계속 울었다.
그러나 잠은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