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은 구원자의 품에 몸을 기댄 채 함께 걸었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얼굴은 흙먼지로 얼룩져 있었고, 눈은 일주일 내내 흘린 눈물 때문에 퉁퉁 부어 있었다.
불한당들 때문이 아니었다.
시커에게서 돌아선 그날 이후로, 그녀는 울음을 멈춘 적이 없었다.
머리도 엉망이었다.
킨드의 이야기를 들으러 몰래 나오기 전에 빗질조차 하지 못했다.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베일을 썼다.
눈물을 감추기 위해서.
하지만 시커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그저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의 구원자.
그녀는 오래전 크리스티아나가 그랬던 것처럼 왕께 부르짖었다.
그리고 왕께서는 그녀의 기도를 들으셨다.
아름은 단 한 번도 그것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왕께서 그를 보내 주셨다.
그 생각에 온몸이 가볍게 떨렸다.
자신과 함께 걸어 주라고.
문득 크리스티아나가 안쓰러워졌다.
그녀는 끝내 크리스천과 나란히 걸어 볼 수 없었으니까.
아름은 시커의 손을 더욱 꼭 움켜쥐었다.
절대로 놓지 않을 것이다.
절대로.
오두막 앞에서는 페어글랜스와 명랑 양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페어글랜스는 두 사람이 맞잡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못마땅하다는 표정이었다.
아름은 신경 쓰지 않았다.
명랑 양은 활짝 웃고 있었다.
“엉망이네요, 아름.”
시커가 말했다.
“그래도 아름은 아름이에요.”
그의 눈에 장난기 어린 빛이 스쳤다.
“나한테는요.”
그러더니 짐짓 어깨를 으쓱하며 덧붙였다.
“기다릴게요.
그동안… 단장하고 와요.”
아름의 성미가 순간 욱하고 치밀어 올랐다.
아주 잠깐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은 장난기와 다정함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이제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아름은 턱을 살짝 들어 올리고 눈을 감았다.
기다렸다.
다시 눈을 떴다.
뭘 그렇게 보고 있는 거야?
정신 좀 차려!
그녀는 더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머리를 두 손으로 붙잡아 그대로 입술을 끌어당겼다.
바로 오두막 앞에서.
“다녀와요.”
시커가 조용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난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애기.”
이번에는 아름도 반박하지 않았다.
애기.
그 말이 좋았다.
인정하고 싶은 것보다 훨씬 더.
이제 그 말은…
그의 것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