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커와 아름은 개울가에서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누고 웃었다.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 하루가 끝나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는 이 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임을 알았다.
아름은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녀는 왕의 부르심에 대해, 자신의 여정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절망의 수렁에서 어떻게 미끄러져 빠졌는지를 이야기해 주었다.
“그 진흙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그녀가 말했다.
시커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의 정신은 그녀의 눈에 빠져 있었다.
“난 어둠의 땅에서 왔어요.” 그녀가 덧붙였다. 목소리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얼마나 힘든 시간이었는지 이야기했다. 그녀의 눈에 슬픔이 스며들었다.
그 순간 처음으로 그는 진짜 그녀를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기 어려울 만큼 눈부신 아름다움 아래에는, 그녀가 숨기고 있던 슬픔이 있었다. 나와 똑같아.
그녀가 계속 이야기하는 동안,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는 그녀의 손에서 손수건을 받아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 주었다.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어떻게 이런 슬픔을 품고 있을 수 있을까? 그의 눈에서도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예고도 없이 그녀의 눈에 번개가 번쩍였다.
“울지 마요!” 그녀가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우는 건 애기들이나 하는 거예요.”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그 불꽃은 사라졌다. 그녀는 자신의 돌발적인 반응에 스스로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 표정이 부드러워졌고, 장난기 어린 빛이 다시 돌아왔다.
“이제부터 당신을 애기라고 부를 거예요.”
“빨리 와요, 애기. 해 지겠어요!”
아름은 벌떡 일어나 계단 쪽으로 달려갔다.
시커는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내 생각엔… 저 말이 자기가 생각하는 뜻은 아닌 것 같은데.

